2011 09/27ㅣ주간경향 943호

종종 SNS에 처음으로 입문하는 사람들이 하는 실수가 있다. “아, 여기가 바로 유명인들과 농담 따먹기를 할 수 있는 신세계네”하면서 무턱대고 유명인들의 SNS를 팔로잉하면서 관심멘션을 날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돌아오는 답은? 십중팔구 없다. 그렇게 몇 번 ‘멘션’을 날렸다가 제풀에 시들어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전은 99.9% 북한 소행” 주장을 올린 송영선 의원의 트위터.

이건 일반인의 경우고 꽤 유명인이 트위터에 입문한 경우라면 다르다. 얼마 전 ‘트위터 초보입문자’라는 캡처이미지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배우 최명길씨의 트위터다. 최씨는 초보답게 박중훈, 김제동, 이효리 같은 나름대로 유명 ‘트위터리안’을 찾아다니면서 멘션을 걸었다. 몇몇은 여전히 답을 주지 않았지만, 답을 얻어냈다.

9월 15일, 한 유명인의 트위터 게시물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먼저 ‘그녀’가 올린 트윗 글을 보자. “어제 인천공항 관제체제 혼란, 오늘 전국 도처에서 30분마다 순환 정전, 250개 신호등체제 교란, 지역마다 휴대폰 장애, 모두가 별개의 사고가 아닙니다.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혼란 가능성이 거의 99.9%입니다. 농협 전산망 교란, 2009.7월 Ddos 교란과도 같은 성격.” 그러니까 9월 15일의 정전사태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99.9%라는 소리다.

이게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30분 순환 정전’은 지식경제부 지시로 전력거래소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속보 뉴스가 이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트위터 발언의 주인공은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이었다. 송 의원의 트위터 발언이 화제를 모은 건 단지 ‘99.9%’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이어 나온 ‘도라이’ 논란 때문이었다.

도라이는 ‘자기 멋대로 하는 아이’라는 뜻의 비속어 ‘돌아이’를 표현한 말로 보인다. 한 누리꾼이 “어떻게 이런 도라이가 국회의원을 하는지 관심이 있으면 클릭(하세요)” 하고 송 의원 발언을 소개했다. 그런데 이 ‘도라이’라는 말에 송 의원이 발끈했다. 다시 송 의원. “제가 도라이면, 정확히, 제 분석의 문제점을 지적할 능력도,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저를 도라이라 부르는, 댁은 무엇이죠? 혹시, 김정일 지령으로 우리 한국에 오셨나요? 아니면, 내가 트위터에 나타나면, 무조건, 도라이라고 공격하라는 지시를 받으신 분인가요?” 그런데 번지수가 틀렸다. 송 의원은 ‘ehanb’라는 트위터 사용자에게 ‘김정일 지령’ 멘션 글을 남겼다. 그런데 ‘도라이’ 글을 남긴 사람은 ‘ehanb’가 아니었다. 경기도에서 생태운동을 하는 이모씨였다. ‘ehanb’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이씨의 글을 RT, 즉 추천한 것일 뿐이었다.

어쨌든 트위터에 올린 이 두 글만으로 게임오버. 송 의원의 트위터는 그대로 캡처되어 인터넷에 퍼졌다. 이날부터 이튿날까지 트위터와 연동되어 있는 송 의원의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열리지 않았다. 사실 송 의원은 여성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대북문제나 군사문제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바로 전날 언론을 탄 ‘95만원 군용 USB’를 제기한 것도 그였다. 그러니까 하루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2시간 만에 송 의원은 북한 음모설을 철회했다. 하지만 “정황근거는 있었다”며 여운을 남겼다. 

먼저 궁금한 건, 엉뚱한 사람에게 ‘도라이’ 공격을 한 건 혹시 송 의원이 트위터 초보라서? 직접 쓴 건 맞나. 송 의원실 관계자는 “트위터 글은 의원님이 직접 쓰신 글이 맞다”며 “글로만 표현되다보니까 다소 장황하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의원님께서 전혀 근거를 갖지 않고 그런 말을 하실 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 치자. 부가적인 궁금증도 있다. 누리꾼 지적엔 필체에 대한 것도 있었다. 왜 그렇게 쉼표( , )를 남발하는지? 이 이원실 관계자는 “원래 그렇다. 우리한테 문자 보낼 때도 쉼표, 느낌표를 많이 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Posted by 정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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