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04ㅣ주간경향 944호

이 코너를 연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누리꾼 반응은 “개나 소나 기자 하는 세상”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인터넷에 올라온 해프닝으로 기사, 날로 먹는다는 이야기다. 그런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주간지이다보니 취재할 당시에는 최신 인터넷 소식일지 몰라도, 온라인에 올라온 시점에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0일 전의 ‘케케묵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니까. 그래도 기삿거리 선정에서부터 관련 취재까지 나름대로 많은 고충이 있다는 점은 밝히고 싶다.


9월 20일 공개된 걸그룹 카라 AV패러디 KARI의 선전용 이미지.

어쨌든 오늘 언더그라운드 넷에서 다루는 주제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따끈한 이야기다. 기사를 쓰는 시점에서 약 3일 전 발매된 한 영상과 관련된 스토리다. 먼저 꼬꼬마들은 훠이~ 훠이~. 미안하지만 이번 주제도 19금(禁)성 주제다.

SDMT-324를 기억하시는지? (910호 언더그라운드.넷 참조) 이번 영상의 ‘품번’은 091711-809다. 제목은 그냥 KARI(카리)다. ‘언더그라운드’ 사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눈치를 챘으리라. SDMT-324는 ‘미각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소녀시대를 패러디한 포르노물의 품번이고, KARI는 최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KARA(카라)를 패러디한 포르노물이다. 정식 발매 전에 사전공지된 내용을 보면 일본의 AV 배우들이 카라의 히트곡 ‘미스터’의 멜빵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부각시키는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미스터’와 함께 그룹 카라가 선보였던 ‘엉덩이춤’은 일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9월 20일 제한 공개되었지만, 영상은 급속도로 인터넷에 퍼졌다. 러닝타임은 1시간 11분. 스토리까지 소개하기는 그렇다.

‘카라 패러디’ 포르노를 어떻게 봐야 할까. ‘뒤태 전문기자’로 명성을 떨친 박성기 연예 칼럼니스트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게다가 패러디의 원류가 된 미스터의 엉덩이춤도 ‘뒤태’를 특화시킨 것이 아닌가.

박 칼럼니스트는 “이번 카리 패러디가 미각전설보다 진화한 측면이 있다”고 운을 뗐다. ‘미각전설’의 결정적인 문제는 모자이크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카리’는 노모자이크 버전이다. 이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도 음모가 노출되는 노모자이크 버전은 공윤의 허락을 받을 수 없다. ‘미각전설’의 경우 내수용이었기 때문에 검열을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카리’는 ‘미국 수출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모자이크가 없다. 박 칼럼니스트는 “일본 국내에서 보는 것은 불법이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어둠의 경로’로 역수입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진화한 점은 미각전설에 비해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카리’의 히로인은 앙리 호시자키라는 여성인데, 헤어스타일 등에서는 카라 멤버와 비슷하게 하느라 노력했다.

어쨌든 카라 측의 ‘반응’도 궁금하다. 이번 포르노 패러디 이전에도 자위행위 기구에서 카라의 이미지가 무단 차용된 적이 있다. 디에스피 미디어의 이지훈 실장은 “그런 포르노 패러디가 있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며 “카라의 이미지 훼손도 염려되지만 오히려 공식대응을 하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무대응이 최선의 대응’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부가적으로 궁금한 것도 있다.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카리의 멤버들과 남성 출연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그 음악은 그룹 카라의 노래가 아니라 역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도쿄 핫(東京熱)’ 인트로곡과 유사하다. ‘카리’의 발매회사인 캐리비언닷컴과 저 회사의 관계는? 독자 중엔 이 분야에 조예가 깊은 분도 있을 것이다. 아래 메일로 살며시 알려주시길.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Posted by 정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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