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괜찮은데 외국인이 들으면 식겁할 소리들을 한 번 모아보아요.” 영화게시판인 듀나게시판에 ‘홍시’라는 누리꾼이 올린 제안이다. 얼마 전 방송인 사유리씨가 소개한 일본의 방송불가 단어 ‘목걸이’는 꽤 알려진 케이스다. 일본어 못코리(もっこり)는 남성 성기의 ‘발기’를 뜻하는 속어다. 일본어 목걸이는 쿠비카자리(くびかざり) 또는 외래어를 차용한 넷쿠레스(ネックレス)라는 말을 쓴다.



광고업계에서 제일 유명한 이야기는 ‘쿨피스’다. 70~80년대를 풍미한 해당 음료 광고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인터넷에 남아있는 것은 없는 듯하다. 기억에 따르면 하와이언 셔츠를 입은 남녀가 ‘쿨피스’를 원샷하고 난 다음 ‘캬~!’ 하고 입을 닦는데, 아마 광고CF의 대부 김도향의 목소리로 “마시자 쿨피스!” 하고 멘트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 광고를 본 외국사람들은 하나같이 포복절도를 했는데, 그 이유는 쿨(cool)+피스(Piss·오줌)로 들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찬 오줌을 마시자!”라고 선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상품명이라면 이름을 바꾸면 될 일. 하지만 사람 이름의 경우는 문제가 좀 심각하다. 이 게시물의 댓글을 보면 두 남녀 이름이 대표적인 예로 제시되고 있다. 먼저 유석. “내 이름은 유석이야”라고 했을 때 조금만 발음을 세게 하면 “You suck”으로 들린다. 여자 이름으로는 민지가 있다. 영어로 ‘minge’라는 속어가 있다. ‘pussy’처럼 여성 성기를 뜻하는 속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실제로 유학간 ‘민지’ 이름의 여학생이 이름 때문에 놀림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국에는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이탈리아 명품 상표”라는 것이 몇 년 전 인터넷에서 유행했다. ‘Boggi Milano’라는 상표다. 남성 정장·구두 등의 상표인데, 1939년 설립돼 1964년 밀라노에 첫 직영점을 낸 나름대로 유서 깊은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발음이 한국어로는 역시 여성 성기 발음과 똑같다. ‘Zazie’라는 프랑스 여가수도 마찬가지. 쁘띠키키라는 누리꾼에 따르면 이 가수의 본명은 ‘이자벨 마리안느 드 트뤼시 드 바렌느’라고 하는데, 괜히 소설에서 이름을 따와 예명을 삼는 바람에 한국 진출의 길(?)은 막혔다. 비슷한 비애를 겪는 가수로는 일본계 혼혈가수인 ‘Miari’가 있겠다. ‘미아리’의 활동은 그녀 홈페이지(www.miari.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의 듀나게시판에 올라온 댓글들에 따르면 불어와 스페인어로 ‘까까’는 똥을 뜻한다. 함부로 아이들에게 “까까 사줄게”라고 말한다면 큰 실례가 되겠다.

문화교류가 일반화되지 않던 시절엔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다. 일본영화 ‘러브레터’가 처음 개봉할 당시 영화의 주인공이 애절한 표정으로 ‘잠깐!’을 뜻하는 일본어 ‘좃토(ちょっと!)’라고 말했는데, 시사를 하던 관객들이 모두 웃어버렸다. 물론 요즘엔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어쨌든 오늘의 결론은, 국제화시대에 맞게 이름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되겠다. 조금 싱거운 이야기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Posted by 정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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