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한나라당의 새 당명 새누리당. 경향신문 기자들의 ‘정보보고’를 보면, 당명이 확정되던 2월 7일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기자들에게 은밀하게 “나는 이 당명 반댈세”라고 회의장에서 뒤집을 음모를 꾸미는 의원도 있었다. 그런데 짠! 하고 로고까지 나와버렸다. 결국 반대여론은 흐물흐물. 그런데 문제는 로고다. 누리꾼의 창작의욕은 불타올랐다.

패러디를 소개하기 전에 예의상이라도 로고의 원래 의미를 설명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은 국민공모 당선작이다. 로고를 만든 사람은 조동원 스토리마케팅 대표다. ‘침대는 과학이다’는 카피로 유명한 분. 그의 설명에 따르면 ‘새누리당’이라는 당명 위에 있는 빨간색 심벌은 “국민이 하나가 된다는, 담는다는 그릇 모양인 동시에 미소를 상징하는 입술 모양이며 세로로 하면 귀 모양이 되는데 이는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는 뜻”이다.



패러디들을 일별하면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에서 힌트를 얻은 듯, 아이패드 히트게임인 앵그리버드를 활용한 패러디가 많다. 그릇 닮은 모양에서 변기를 떠올려 응용한 경우도 많다. 로고가 나오지 않았을 때 유행했던 ‘×누리당 비데위’를 시각화한 것.

조 대표가 당명 발표 당시 “당명은 놀림 받을수록 좋다”라고 말했다는 것도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다시 말해 노이즈마케팅이라고 하더라도 새 당명이 알려지면 좋은 일이라는 소리? 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에게 물었다. 그는 “광고나 로고라는 것은 처음 봤을 때 첫 느낌이 중요한데, 그때 호감을 갖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패러디로 구축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되면 아무리 인지도가 높더라도 그 광고는 실패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로고를 만든 조 대표에게 물어봤다. 그의 첫마디. “인터뷰에서 딸 이야기했다 집에서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 하하!” 여전히 호탕했다. 본격적인 질문. 로고를 만들 때 이를테면 배트맨의 조커 패러디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패러디가 양산될 것도 예상했는지. 아까 전문가 말은 부정적 각인 가능성을 최대한 예상해 미리 피해가야 한다는데.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다 예상하겠습니까. 전에 한나라당이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분은 못한 것에 대한 생각이나 관점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잘해나가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한나라당 내부의 불만. “왜 파란색이 빠졌느냐”는 거다. 한 의원은 “하얀색과 빨간색만으로 이뤄진 거, 이거 일장기 아냐”라고까지 말했는데. “이건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캐나다나 스위스 국기도 빨간색과 하얀색만 쓴 겁니다. 붉은색은 월드컵 때 사랑받았던 색 아니에요. 물론 파란색에 애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파란색으로 상징색을 가져가면 ‘얘네들 바뀐 게 뭐냐’는 소리도 나올 겁니다.”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전문용어로 이런 걸 ‘야부리’라고 한다. 역시 광고쟁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Posted by 정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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